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가 올 시즌 신인왕 1순위 후보에게 한 방 맞은 모양새다.
커리는 4일(한국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있는 안드레 이궈달라(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사진과 함께 조용히 하라는 듯한 이모티콘을 붙여 게재했다.
이는 올 시즌 직전 멤피스로 트레이드된 뒤 경기 출장을 거부하며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는 전 골든스테이트 팀동료 이궈달라를 비판하고 있는 멤피스 선수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우승도 못해봤으면 조용히 해라’라는 의미로도 비쳐졌다. 최근 멤피스의 가드 딜런 브룩스는 “이궈달라가 빨리 좀 트레이드 됐으면 한다. 그래야 이궈달라에게 진짜 멤피스가 어떤 팀인지 (상대팀으로서) 보여줄 수 있을 테니까”라고 직설적인 비판을 한 바 있다. 이궈달라와 절친하기로 알려진 커리가 대놓고 이궈달라의 편을 든 셈이다.
NBA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중 하나인 커리의 말에 기죽을 법도 하지만 멤피스의 젊은 선수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자이자 경기당 평균 17.3득점 7.1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멤피스의 선전을 이끌고 있는 자 모란트(21)는 커리가 이같은 사진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전 골든스테이트 케빈 듀란트(브루클린 네츠)가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과 조용히 하라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이는 ‘당신들은 듀란트 덕에 우승한 것 아닌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데다 단 한번도 챔프전 MVP가 없는 커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골든스테이트는 16년 챔프전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일격을 당한 뒤 듀란트를 영입해 2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듀란트 덕에 17·18년 우승했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앞으로도 커리를 포함한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에게 따라붙을 꼬리표다. 실제로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듀란트를 떠나 보낸 뒤에는 커리가 건강한 시점에서도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