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새 ‘얼굴’을 공개했다. 19년간 사용한 기존의 엠블럼을 백호의 얼굴을 강조해 ‘두려움 없는 전진’을 형상화한 새 디자인으로 바꿨다.
협회는 5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엠블럼을 포함한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발표했다. 협회는 2001년 5월부터 축구공을 앞발로 감싼 백호의 전신 뒤에 방패를 세운 엠블럼을 사용했다. 이 엠블럼을 19년여 만에 교체했다.
기존보다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백호 뒤에 세웠던 방패는 그라운드를 형상화한 세로 직사각형으로 변경됐다. 그라운드 위에 일정한 대형을 갖추고 선 선수들을 백호의 얼굴로 묘사했다. 간결하지만 날카로운 선이 특징이다.
엠블럼 색상은 축구대표팀의 팀 컬러인 빨강, 파랑, 검정, 흰색이 채택됐다. 협회는 “역동성, 용맹, 도전, 신뢰와 페어플레이를 상징하는 색”이라며 “‘포워드 애로우’(Forward Arrow)로 통칭되는 디자인 모티프를 통해 ‘두려움 없는 전진’을 엠블럼 디자인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름을 쓰는 방법도 바꿨다. 전용 서체인 ‘KFA 고딕’을 신규 엠블럼과 함께 공개했다. 협회는 “엠블럼의 조형적 특징을 고려하면서도 현대미와 힘을 느낄 수 있도록 글자의 너비를 좁게 구조화했다”고 설명했다.
엠블럼 디자인 변경은 축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축구에서 엠블럼은 국기를 대신해 국가대표 유니폼에 사용되는 문장이다. 협회 홈페이지, 중계방송 및 게임 콘텐츠는 물론, 상업용 의류에 활용된다. 축구팬들에게 협회의 엠블럼은 국가의 ‘얼굴’과 같다.
협회 신규 엠블럼이 소개되고 있는 SNS에서 “신선하다” “간결하다” “새롭게 출시될 축구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이 눈에 띌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 반면, 맞은편에서는 “호랑이 얼굴이 육각형으로 그려져 사자의 갈기처럼 보인다” “사자 로보트 애니메이션 주인공 같다” “e스포츠 선수단 엠블럼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몽규 협회 회장은 “새로운 엠블럼을 포함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존에서 탈피해 꾸준한 도전과 변화를 갈망하는 협회의 의지를 반영했다”며 “새 얼굴을 통해 ‘두려움 없는 전진’이라는 협회의 각오가 축구팬에게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