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 망월지에 두꺼비 전용 CCTV 생겼다

입력 2020-02-05 11:26 수정 2020-02-05 16:45
대구 망월지에 두꺼비를 관찰하기 위한 카메라가 설치좼다. 카메라 앞에 두꺼비 산란지임을 알리는 두꺼비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제공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주변에 두꺼비 전용 CCTV가 설치됐다. 두꺼비들의 개체수와 생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경북녹색연합과 수성구는 5일 망월지 일대 두꺼비 이동 경로 등에 CCTV 8대를 설치했다. 수성구는 두꺼비 보호를 위해 망월지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CCTV는 환경연구용역 업체에서 두꺼비 관찰과 연구 목적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망월지는 192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져 농업용 저수지로 사용된 곳이다. 면적이 1만8904㎡로 축구장 2개 반 정도 된다. 국유지 20%, 사유지 80%가량으로 농업기반시설로 보호받아왔다. 망월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전국 최대의 두꺼비 산란장소로 확인되면서부터다.

망월지에는 매년 2~3월쯤 인근 욱수산에서 내려온 성체 두꺼비 수백마리가 망월지에 알을 낳고 되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후 알에서 부화한 몸길이 약 2∼3㎝인 새끼 두꺼비 수백만마리가 매년 5월 중순쯤부터 10일간 떼를 지어 욱수골로 이동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망월지는 두꺼비와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녹색 생태지로 주목받는 곳으로 201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꼭 지켜야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구 수성구 망월지 모습. 수성구 제공


하지만 두꺼비들의 보금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망월지 일부를 메우기 원하는 땅주인들과 망월지를 보존하려는 수성구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망월지 용도 폐지 소송은 2010년 처음 제기됐는데 2012년에는 대법원이 수성구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지주들은 다시 수성구를 상대로 ‘용도폐지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주들이 일부 용도를 폐지해달라고 수성구에 신청했지만 수성구는 같은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법 일부가 개정돼 이번에도 수성구가 승소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수성구는 소송과 별개로 망월지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대표는 “객관적인 자료 확보를 위해서는 5년 정도 꾸준한 관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점을 수성구에 건의했다”며 “단순히 개체 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온 연관성, 습성, 이동 경로 등 두꺼비의 기본적인 생태유형을 다 확인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으로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