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12% 뛴 테슬라 주식…실적 덕분? 공매도 때문?

입력 2020-02-05 10:55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미친듯이 폭등하고 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대담한 도전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지만, 최근들어 실적이 개선되며 향후 기대감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 주식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3.73% 오른 주당 887.06달러(약 10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주당 969달러 선까지 뛰기도 했다.

테슬라 주식은 지난해 말 주당 418.33달러에서 올해만 112% 성장했다. 작년 6월 초의 주당 178.97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5배로 상승했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1599억 달러로, 도요타를 빼고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최고 수준이다.

추가가 수직상승하자 미국 CNN은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테슬라 주식이 폭등하는 이유는 최근들어 실적이 좋아진 것이 가장 큰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개척자’ 이미지는 강했지만, 차량의 완성도, 납기 시기 등에서는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만성 적자와 유동성 위기까지 겪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CEO를 ‘혁신가’가 아닌 사기꾼이라고 폄하하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테슬라 모델3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 1억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간 순이익 달성, 중국 상하이 공장의 성장 기대감, 차기 주력 모델인 모델Y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출시 계획 등 주가 상승 요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투자자문사 ARK 인베스트는 테슬라 주가가 2024년에는 70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 주가가 공매도 세력 때문에 가치 이상으로 폭등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세력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주가가 계속 오르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계속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오히려 더 오른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가정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보게 된다. 때문에 계속 더 높은 가격에 공매도를 해서 손실을 줄인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테슬라를 싫어하는 자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에 쓴 웃음을 짓는 투자자들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테슬라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인 지난해 4분기에 보유 지분을 거의 전량 매각했다.

CNBC 방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PIF가 작년 3분기 말 테슬라 주식 820만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4분기에 99.5%를 매각해 현재는 약 3만9000주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820만주의 현재 가격은 70억 달러에 달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