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손학규 호남 기반 3당 통합 추진 “내 역할 거기까지”

입력 2020-02-05 10:26 수정 2020-02-05 10:27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한국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3지대 중도통합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기존 정당과의 통합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지만, 중도·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제3지대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 통합이 끝나면 저의 역할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며 “그 뒤에는 한 사람의 평당원으로서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민생중심 실용적 정치를 위해 저를 바칠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 거센 퇴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당장 물러나지 않고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이들 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당내 압박이 강해지자 통합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안에 (통합을) 발표하나’는 질문에 “가능하면 그것도 생각하고 있다.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내일이라도 당 통합되면 당 대표 안한다는 것이다. 대표한 사람이 사무총장을 하겠나, 부총장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지금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바른미래당은 전날 손 대표의 최측근이던 이찬열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수가 19석으로 줄어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의 의석수는 각각 7석, 4석으로 합당 시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전날 당무를 거부한 주승용·김관영 최고위원과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장진영 비서실장 등을 해임한 데 이어 이날 곧바로 주요 당직자를 임명했다.

최고위원에는 강석구 울산시당위원장과 김경민 김제부안위원장을, 채이배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 자리에는 이해성 부산시당위원장을 임명했다. 황한웅 노원갑위원장과 고연호 은평을위원장, 이인희 남양주갑 위원장이 각각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비서실장을 맡는다.

한편 이 의원의 탈당에 이어 김관영 의원도 탈당한다. 김 의원은 오는 6일 오전 군산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도 탈당 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찬열 의원은 자유한국당행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