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고위급 협의회를 열었으나 중국 후베이(湖北)성 이외 지역에 대한 추가 입국 금지 조치는 결정하지 않았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후베이성 입국 금지 및 특별 입국 관리 절차가 시작됐다”며 “(추가 조치는) 정부 시행 조치와 중국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후베이성 14일 이내 체류자에 대한 입국 금지가 전날 0시부터 시행된 만큼 추가 조치는 추이를 더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후베이성뿐 아니라 주변을 면밀히 확인해 양국 간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데다 국내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18명까지 늘면서 당정도 추가 입국금지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은 이날 신종코로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출입국 관리 강화와 촘촘한 지역사회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빠른 시일 내에 표준적 치료법을 마련하기 위해 학계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또 예비비 3조4000억원을 신종코로나 사태에 필요한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예비비는 긴급 방역·검역뿐 아니라 피해 업종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감염병과 관련해 기 확보한 예산을 활용하고 있다. 가용한 예비비는 목적 예비비 2조원, 일반 예비비 1조4000억원 등 모두 3조4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청은 아울러 마스크 사재기 등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시장 교란 행위나 매점매석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수급상황이 악화할 경우 긴급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또 2월 임시국회에서 검역법, 의료법 등 감염병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한편 국민의 불안감을 높이는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신종코로나 확산 정도에 따른 시나리오별 경제전망, 국내 산업별·업종별 영향을 점검했다. 또 앞으로 주 2회 신종코로나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업종별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신종코로나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세 납기 및 징수유예 최대 1년 연장, 세무조사 유예, 수출 관련 관세 징수 유예 및 수출 관세 환급 신속 처리 등을 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홍 수석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