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발생보고’ 문건이 온라인을 통해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낮 12시쯤 SNS와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발생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이 게재됐다. 이 문건엔 환자 발생개요와 조사내역, 조치내역, 향후계획 등과 함께 확진 환자의 성씨, 나이, 성별, 거주 지역, 병원 이동 내용 등이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나이, 성별, 직업, 재학 중인 학교나 어린이집까지 기록돼 있다. 문건엔 ‘보건행정과 감염관리팀’이라는 직제가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광주 광산구청에서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정보가 담긴 문건이 유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30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번째 확진자의 개인 정보와 접촉자 정보 등이 담긴 문서의 사진이 빠르게 퍼졌다. 해당 문서는 서울 성북보건소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16번째 확진자는 42세 한국인 여성으로 태국 여행 후 지난달 19일 입국했다. 설 명절인 25일 오한과 발열 증세를 보여 이틀 뒤인 27일 주거지 인근 B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같은 날 전남대병원을 방문해 X-ray 촬영과 혈액검사 후 폐렴약을 처방받았다.
다음 날인 28일에도 B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이달 1일에는 가래에서 혈흔이 나타났고 2일엔 호흡곤란과 오한 증상 등 폐렴이 악화돼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16번째 확진 환자가 증상을 보인 뒤 열흘간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초기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국 여행에 동반한 가족 4명의 격리조치와 감시도 환진 판정을 받은 뒤에야 이뤄졌으며 이들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서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주지역에선 16번째 확진 환자가 다녔던 병원과 자녀의 학교 등의 신상 정보를 공유하는 이들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발생 보고 문건까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이번 문건의 유출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보건당국도 환자의 정보 유출 및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