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대대적인 ‘TK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대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과 오찬 겸 면담 자리를 가졌다.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곽상도·정종섭 의원을 제외한 8명(주호영·김상훈·윤재옥·곽대훈·정태옥·추경호·강효상·김규환)의 의원이 참석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오찬에서 TK 의원들은 컷오프(공천 원천 배제)와 관련한 우려를 황 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보다 T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을 높이기로 한 공관위의 방침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물갈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김성원 대변인은 “(참석자들이 (인위적인 물갈이에 대한 대구 시민의 우려를 전달했고,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대표와 공관위원들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대표는 ‘공관위원장이 아니라 대표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을 잘 전달하기 쉽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TK가 지난 대선 때나 지방선거, 최근의 여러 장외집회에 적극 동참하고 지지해줬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TK 의원들의 동요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TK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이 5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심화됐다. 공관위가 권역별 컷오프 비율을 차등화하기로 한 것도 TK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는 ‘TK가 청산 대상이냐’며 의원들의 성토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TK 의원은 “일단은 컷오프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컷오프 비율이 너무 높으면 연대든 무소속 출마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