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를 지낸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다고 4일 밝혔다. 그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입춘이다. 이 지긋지긋한 ‘겨울 공화국’을 끝내는 봄이 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되기 위해 종로에서 출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가 출마 장소로 청와대 앞을 선택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머무르는 청와대를 향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의원은 “이제 문재인 정권을 끝내야 한다. 저는 분열주의자가 아니다. 모두가 두려워 망설일 때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종로 출마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데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 모든 정파가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가 종로에서 경쟁할 상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이다. 한국당 출마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 역시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지난달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 수도권 험지 출마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위원장 측은 “종로 출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나 김 전 위원장 등이 출마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다른 사람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결정을 한 것”이라며 “무조건 4월 15일까지 간다”고 강조하며 완주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이 의원은 “센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다 어렵고 힘들고 결심을 못 내고 있다면, 결심을 하고 있는 비문(비문재인) 중에서 치고 나가면 되고 그다음은 또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남 기반의 보수정당에서 처음 ‘호남 출신 당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인물이다. 앞서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14년 7·30보궐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누르고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으로 기록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12월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