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에 팔 걷은 유통업계…사재기 못하게 구매 수량 제한

입력 2020-02-04 16:42
소비자들이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줄을 서 마스크를 사고 있다. 이마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연일 이어지는 ‘마스크 대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문을 열기 전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유통업계는 ‘마스크 대란’이 심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마스크 협력업체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생산·판매 물량에 대해 제조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빠른 공급을 위해 발주 다음날 매장에 들어오도록 배송 시스템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협력업체에 주문을 하면 이틀 뒤에 점포에 들어왔다.

마스크 사재기를 우려해 1인당 구매 수량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마트에서는 1인당 30장, 트레이더스에서는 1인당 한 박스(20장~100장)씩만 살 수 있다. 신종 코로나 환자가 늘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된 마스크 물량은 낱개 기준 370만여장에 이른다. 하루 평균 53만장씩 팔린 셈이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판매량보다 30배가량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자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은 직매입으로 가격 안정에 나섰다. 11번가는 보건용 마스크 50만장을 긴급 직매입해 이날 오전부터 판매했다. 오전 11시에 온라인몰 최저가 수준에서 판매한 마스크는 5분만에 매진됐다. 사재기에 대비해 아이디 당 2박스(100장)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11번가는 오는 7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마다 마스크를 집중 판매하기로 했다.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큰 만큼 당일 출고해 최대한 빨리 배송하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비정상적으로 마스크 가격을 올리거나 판매 가능한 수량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판매를 취소하거나 배송을 미루는 판매자들에 대해 모니터링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 사태를 악용하는 판매자로 판단되면 내부 정책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상품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31일 김범석 대표가 전 사원에게 메일을 보내 직매입 상품은 매입 단가가 올라도 판매가를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쿠팡은 단기간에 마스크 가격을 크게 올린 중간 판매자에게 1차 경고하고, 시정되지 않는 경우 쿠팡에서 판매를 못 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