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중국인이야? 바이러스…” 한국 여성이 ‘영국 식당’서 겪은 일

입력 2020-02-04 16:38

영국에 거주하는 유명 한국인 유튜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면서 겪고 있는 동양인 혐오 분위기를 전했다.

유튜버 ‘국가비’는 3일 ‘이 시국에 영국에서 겪고 있는 차별…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나도 한국인이지만 요즘은 사실 중국인과 한국인을 잘 구별 못 하겠다”며 “다른 나라 사람들은 (구별이) 더 힘들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인이 아닌데도 눈치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비의 지인 ‘바니’도 “비염이 있어서 기침이 나올 때 나도 모르게 눈치가 보이더라”며 “가리고 하는 것도 눈치가 보여서 함부로 못 하겠더라. 그래서 기침을 참는다”고 했다. 또 “한국인과 중국인을 헷갈려 해서 기분 나쁜 게 아니다. 모든 동양인에게 바이러스가 있는 것처럼 하니까 (불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비는 최근 한 식당에서 겪었던 불쾌한 일을 공유했다. 국가비와 바니, 또 다른 지인이 식사하던 중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국가비는 “밥을 먹고 있는데 종업원이 갑자기 와서 ‘너 중국인이야?’라고 물어봤다. ‘우리 모두 한국인이다’고 답했더니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돼서’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종업원이 ‘어쨌든 한국이랑 중국이랑 엄청 가깝지 않아?’라고도 했다”면서 “지인이 엄청나게 기분 나빠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가깝지만 우린 여기 살아’라고 응수했다”고 했다.

해외 다른 사례도 언급했다. 국가비는 “최근 호주 시드니 차이나타운에서도 누군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사망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인 줄 알고 도와주지 않은 것”이라며 “이탈리아에서도 한 학교가 모든 동양인 학생의 출석을 금지했다는 뉴스를 보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생김새만 보고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 보균자처럼) 판단될 수 있다는 게 너무 불편하다”며 “이 사태 때문에 원래 인종차별 하는 사람이 더 대놓고 할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출연한 ‘엘라’는 한편으로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자신도 우려는 된다면서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주기는 싫다”고 말했다. 국가비도 “중국 사람이라고 다 박쥐를 먹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런데 다 박쥐 먹는 것처럼 얘기하고 (그런 게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