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세르비아에서 담금질 중인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의 센터 박지수(22·198㎝)가 올림픽 최종예선 B조에서 주목할 선수로 선정됐다. 대표팀 수장 이문규 감독은 예선 필승을 다짐했다.
박지수는 국제농구연맹(FIBA)이 4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B조에서 지켜봐야 할 선수 5명’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네 명은 스페인의 알바 토렌스(31·191㎝)와 마르타 사르게이(30·180㎝), 중국의 한쉬(21·206㎝), 영국의 태미 패그벤리(28·193㎝)다.
FIBA는 소속팀 KB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전 경력도 있는 박지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FIBA는 “박지수는 13살 때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고 16세에는 성인 월드컵에 출전해 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박지수가 한국과 아시아 여자농구계에 미친 영향을 묘사하는 단어로는 ‘경이(phenomenon)’ 이상의 것이 없다”는 극찬을 했다. 그러면서 “지난 두 번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한국이 박지수의 가세 덕에 이번 올림픽 본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6일부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스페인(6일), 영국(8일), 중국(9일) 순으로 B조 세 개 팀과 풀리그를 치른다. 최하위만 하지 않으면 도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스페인(3위), 중국(8위), 영국(18위) 모두 FIBA 세계 랭킹이 한국(19위)보다 높아 고전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이 감독은 ‘2승’을 목표로 잡았다. 이 감독은 “스페인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 승패를 가려야 한다”며 “영국, 중국전에 총력할 것이다. 1승만 해서 통과하기보다 2승으로 안전하게 올림픽에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중국 포산에서 세르비아로 옮겨진 것은 전화위복이다. 중국에서 경기를 하면 중국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었다”고 다행스러워하며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 시차 극복은 하루만 더 지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유일한 올림픽 경험자 김정은(33) 또한 각오를 다졌다. 2008 베이징대회에 출전했던 김정은은 “선수라면 꼭 한번은 올림픽에 나가봐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선수들도 의욕이 넘치고 더 간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