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영화계 메시지인가”…‘후보 전원 백인’에 쏟아진 쓴소리

입력 2020-02-04 16:02
배우 호아킨 피닉스. 뉴시스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이(BAFTA) 주최로 열린 ‘2020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산업계의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일침을 놓았다.

3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호아킨 피닉스는 수상 소감에서 연기상 후보들이 전부 백인으로만 채워진 것을 질타했다. 앞서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한국계 배우 아콰피나 등 좋은 연기를 펼친 비백인 연기자들도 지난달 발표한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자 논란이 발생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오늘 밤 남우주연상을 받아 매우 영광이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는 그동안 내 경력에 매우 도움을 주는 존재였고 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갈등을 겪고 있다”며 “자격이 있는 수많은 동료 배우들이 이같은 영광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생각에 유색인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 이것이 우리가 매체와 산업에 크게 공헌한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누가 동냥이나 특혜를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인정받고 평가받고 존중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이 문제의 일부라는 점이 부끄럽다”면서 “우리는 전반적인 인종차별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아주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수상 소감 발표 후 동료들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상에서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흑인 여성 배우인 비올라 데이비스는 트위터에 호아킨 피닉스의 “정직과 연대, 용기”에 감사를 표했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의 작가인 라토야 모건은 “이것이 바로 당신이 시간과 연단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호아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 연합뉴스

BAFTA회장 자격으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자 역시 영국 아카데미상의 다양성 부족에 쓴소리를 내놨다.

윌리엄 왕세자는 “2020년 우리는 이 분야와 시상 절차에 있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를 다시 하고 있다. 이는 처음도 아니다”면서 “지금 시대에 이는 옳지 않으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