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의 저자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4일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영입 행사에서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검경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했다.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7월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검찰 내부망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한다”고 비판하며 지난달 14일 사표를 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 행사에서 “(사직으로) 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날마다 아쉬움과 죄책감이 커졌다”며 입당 배경을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불리하고 부당한 법이 왜 개혁으로 둔갑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으로 개혁되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를 비판했다.
이어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라며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추 장관이 ‘상명하복 문화를 박차고 나가라’고 신임 검사들에게 당부한 데 대해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마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밖에 빠져나온 것 같았다”는 김 전 부장검사는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면서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입당 과정에 대해선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완곡하게 전달했고, 그런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 당에 참여하는가에 대해선 많이 설득 받고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김 전 부장검사가 사직하며 경찰 내부망에 남긴 글을 언급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개혁의 길과 꼭 맞는 분이란 확신이 들었다. 이런 분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친문에게 찍힌 검사께서 새보수당과 함께 친문을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했고, 이혜훈 총선기획단장은 “이제 검사 내전 하다가 검사 외전으로 모드를 전환해 모든 불의의 세력을 모두까기 신공으로 일거에 척결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