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최대의 인터넷 육아 카페 중 한 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은 관공서의 공문서가 나돌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0년 모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해당 카페에는 현재 7만 명이 넘는 주부회원과 400여 협력업체가 가입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서부경찰서는 “4일 낮 12시5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발생보고’라는 제목의 공문서가 게재된 모 카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상단에 ‘보건 행정과-감염관리팀’이라고 출처가 적힌 해당 문건은 A4용지 1장 분량이다. 문건에는 확진환자의 나이와 성별,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인적사항과 확진환자 발생 개요, 지난달 19일 태국 여행 때 이용한 항공사와 동행자 등은 물론 최초 증상 이후 이동내역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또 남편과 딸 2명 등 동거 중인 가족들의 인적사항과 격리 이후 병원 관계자 면담 등 조치내역, 향후 계획도 포함됐다. 말단에는 확진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은 모 병원의 현황도 구체적으로 첨부돼 있다.
확진환자의 성씨만 표기한 문건에는 이와 함께 최초 증상을 앓고 찾아간 병원 이름과 남편이 재직 중인 회사, 자녀가 재학 중인 고교명, 어린이집 이름, 확진환자의 과거 앓은 폐 관련 기저질환과 수술전력까지 적혀 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카페의 회원 수가 7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중시하고 해당 구청에서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의 유출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해당 문건은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 사진은 SNS를 중심으로 1~2시간만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예민한 개인 정보를 담은 공문이 유출되고 삽시간에 퍼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며 “유출경로를 조사해 혐의가 입증되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