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강원도 춘천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키즈카페인 꿈자람어린이공원 안 놀이시설은 텅 비어있었다. 키즈카페는 평소 오전 시간엔 어린이집과 유치원생들이 뛰노는 소리로 왁자지껄했지만, 이날은 어린이가 단 한 명도 없어 적막감이 흘렀다.
춘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발생하기 이전 토요일인 지난달 18일 이곳을 찾은 이용객은 271명에 달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일주일이 지난 1일 이용객은 78명으로 70%가량 급감했다. 이에 따라 춘천도시공사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와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번 주부터 주말과 휴일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7시에서 오후 5시로 단축 운영키로 했다.
춘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방학 기간이라 평일에도 많은 어린이가 꿈자람어린이공원을 찾았는데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며 “손 소독제도 비치하고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주 이용객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라 방문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키즈카페도 마찬가지다. 춘천의 한 키즈카페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이후 주말과 휴일에 키즈카페를 찾은 아이와 부모들의 수가 30%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가 시민들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대구에 사는 안모(40)씨는 주말마다 가족들과 외식이나 나들이를 즐겼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집에서 주말을 보낸다. 안씨는 “불안해서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도 마트를 가지 않고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 사는 정모(42)씨도 아이들과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 취미지만 자제하고 있다. 정씨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을 시작한 지난주부터는 외식이나 외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아이들이 주말에 대부분을 집에서 지내고 있어 답답해하지만, 부모로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유통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지역 백화점의 경우 신종 코로나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매출이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대표 놀이공원인 이월드도 지난달 중순 이후 방문객이 전년 대비 약 30% 줄었다.
영화관도 된서리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부천과 서울 등의 영화관을 다녀간 소식이 전해진 뒤 영화관에는 감염을 우려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고 있다. 지난 2일 영화관을 다녀온 이모(52·강원도 춘천시)씨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영화를 보기 위해 지난 주말 영화관을 찾았는데 300석 이상의 상영관에 단 12명만 자리하고 있었다”며 “평상시 사람들로 가득 찼던 다른 상영관도 텅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영화관을 찾은 관광객 수 8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지난달 총관객 수는 1684만99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1662만8650명) 이후 최저치다. 성수기인 설 연휴에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춘천·대구=서승진 최일영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