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건물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다 14명이 압사하고 약 40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케냐에서는 초등학교 건물이 붕괴하거나 학교 부주의로 학생들이 사망·실종하는 등 학생 안전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AP·AFP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 북서쪽에 위치한 카카메가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다 최소 14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고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AP는 카카메가 지역의 한 지역 관계자인 앤 응게티치가 ‘공포’가 사고를 야기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같은 출입구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폭발이 있었는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하지만) 아니다. 어떤 특별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AFP는 한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 지역 언론에 “살아남은 아이들은 ‘교사가 학생들을 때려서 도망치다가 넘어졌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5학년으로 나이는 10~12세라고 덧붙였다. AFP는 케냐에서 학생 체벌은 금지돼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학교를 폐쇄하고 교직원들의 진술을 받았다.
라일라 오딩가 전 총리는 트위터에 “불행한 사고로 사랑하는 자녀들을 잃은 학부모들에게 진심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다친 아이들이 빨리 회복하길 기원한다”고 썼다. 조지 마고하 교육부 장관도 “애통하다. 자녀를 잃은 부모님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AP는 최근 케냐 학부모들의 주된 관심사는 교내 안전이 됐다고 전했다. 케냐에선 지난해 학교 측의 부주의로 2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또 다른 학생 2명이 실종됐다. 지난해 9월에는 부실한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초등학생 7명이 사망했다. 2016년에는 나이로비의 한 여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학생 9명이 숨지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