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창업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490만원이고 걸리는 시간은 8일로 나타났다. 비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13만원)의 4.3배로 높은 편이고 시간은 OECD 평균(9일)보다 짧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36개국 기업환경보고서(2020)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에서 창업을 위한 행정처리에 드는 기간은 8일로 OECD 평균인 9일보다 짧았다. 필요한 행정절차는 3개로, OECD 국가 평균인 5.1개보다 적었다.
한국에서 창업하는 데 필요한 절차와 시간은 회사 직인 제작(1일), 온라인법인 시스템 등록 및 법인설립비 지불(3일), 세무서 등록(4일)으로 조사됐다.
창업에 걸리는 시간은 한국이 오스트리아(21일), 핀란드(13일), 일본(11.2일), 이스라엘(11일) 등 국가보다 짧았다. 독일(8일)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영국(4.5일), 미국(4.2일), 프랑스(4일), 덴마크(3.5일), 호주(2일), 캐나다(1.5일), 뉴질랜드(0.5일) 등은 한국보다 짧았다.
한경연은 “정부의 노력으로 창업절차와 창업소요시간이 과거에 비해 많이 단축된 것은 고무적이나. 창업소요시간은 여전히 OECD 하위권(21위)으로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했다.
창업에 필요한 비용은 490만원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평균(113만원)의 4.3배 수준에 해당한다. 이는 이탈리아(514만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창업비용은 창업에 드는 행정비용을 가리킨다. 한국에서 창업하려면 법인등기 등록면허세, 법인 인감 제작, 온라인 법인 등록비 등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창업비용은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보다 저렴했다. 국가별로 일본(339만원), 독일(338만원), 이스라엘(122만원), 미국(69만원), 호주(40만원), 핀란드(35만원), 캐나다(17만원) 등 순이었고, 뉴질랜드(9만원), 영국(2만원) 등은 10만원이 채 안 됐다.
1인당 GNI를 고려하면 한국의 창업비용은 멕시코 다음으로 비싸다. 한국의 1인당 GNI 대비 창업비용 비율은 14.6%로 멕시코(15.2%)에 이어 2번째로 컸으며, OECD 평균(3.4%)의 4.3배, 미국(1.0%)의 14.6배, 일본(7.5%)의 1.9배 수준이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창업자금 확보 문제는 국내 창업 장애요인”이라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경제의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창업비용을 줄여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