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HIV) 바이러스 치료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의 치료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 보건당국도 일부 확진자에게 이 치료제를 처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F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태국 보건부가 3일 신종코로나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혼합한 약을 투입해 이틀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환자는 71세 중국인 여성으로 입원 후 열흘간 반복적으로 신종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여왔다.
의료진은 “신종코로나 양성반응이 48시간 만에 음성반응으로 변했다”며 “위중한 상태였던 이 환자는 12시간 후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와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 리토나비르를 조합해 치료에 사용했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에이즈 치료제를 활용한 치료법은 국내에서도 사용 중이다. 현재 국내 확진자 중 폐렴 증상이 심한 1번과 4번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에이즈 치료제에 항바이러스제를 섞는 방식은 2003년 사스 사태 때에도 시도됐던 방법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단백질분해효소가 필요한데, 에이즈 치료제는 이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 베이징시 보건 당국 역시 이번 신종코로나 환자에게 에이즈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자 치료에 에이즈 치료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다만 의학계에서는 이 치료제가 모든 신종코로나를 낫게 해주는 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며 섣부른 일반화를 경계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