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 반응에 대해 털어놨다.
고 전 대변인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얘기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했다”며 “대통령이 하신 말씀은 비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모든 것들을 다 밝히면 좋겠는데 그냥 그거 하나만큼은 저만의 것으로 갖고 싶은 욕심”이라며 “언젠가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아직은 대통령께서도 국정을 운영하고 계신 상황이니 제 일개의 그런 발언들은 저만의 것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격려와 우려가 모두 다 들어 있다고 보시면 된다”고 부연했다.
결정적인 계기를 묻는 말에는 “하나로 꼽기가 참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대변인 생활을 하면서 특히 외교·안보에 있어서 초당적 협력이 되지 않는 순간들이 있을 때마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났다”면서도 “저는 그냥 정치인 고민정이 아니라 대통령의 입이었기 때문에 말도 자제해야 하고 국민의 귀에 자꾸 막말, 망언들을 들려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냥 ‘나 혼자 듣고 마는 게 낫지’하며 수위 조절들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들이 몇 번 왔었고 화가 났다”며 “그때마다 ‘내게 제안이 올 수 있을까’ ‘내게 그런 능력이 있나’ 하면서 거부해왔는데 막판에 총선 시기가 다가오면서, 주변 여러 사람이 ‘너에게 있는 그 능력을 혼자만 갖지 말고 나눠야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총선 출마를 강하게 반대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고 대변인은 “청와대에 들어갈 때부터 (남편이) 반대를 했었다”며 “아내가 그런 험한 곳에서 뛰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또 희망 지역구에 대해서는 “제가 어디를 희망한다고 하면 당에서 이 사람을 어딘가에다가 배치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저의 개인적인 욕심이나 구상들은 있지만 당과 100% 합치하지는 않을 거다. 그래서 전체적인 판을 경험이 많은 분께 맡겨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고 전 대변인은 “어떤 근거로 저런 자신감을 갖고 있나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자신감은 제가 젊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젊다는 것은 경력이 없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치적으로 제가 가진 부채, 빚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엇을 하든 별로 거리낄 것 혹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우리가 젊은 청춘들에게 도전과 패기, 열정 이런 단어들을 얘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바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출발선에 있다는 뜻이고 저도 정치에서는 그 선에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저는 2년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을 낱낱이 다 봐왔던 사람”이라며 “이렇게 국정 운영에 대한 경험을 한 사람조차도 경력이 없다고 한다면 오히려 정치는 기존의 기성 정치인들만 하라는 얘기인가라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 전 대변인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입당식에서 “더 나은 정책과 제도로 청춘들에게 꿈을 꿀 수 있게 해주고 무엇이든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감의 정치인이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