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통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정부의 감염 예방수칙에 따라 개인 위생용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일부 판매처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물량이 순식간에 동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의약품 도매업계와 일선 약국 등에 따르면 마스크와 손 세정제, 가글용품 등 관련 물품의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독감과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이미 수요가 늘고 있던 마스크의 경우, 신종 코로나가 겹치면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엔케이 관계자는 “마스크 주문 단위가 너무 커서 혹시 숫자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고객에게 재차 확인하는 일이 생길 정도로 수요가 폭증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체온계 구입 문의도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엔케이의 보이로 피부적외선 체온계의 경우 일반 체온계보다 상대적으로 비싼데도 교차 감염 우려가 적다는 점이 부각돼 서울시립목동청소년센터 등 공공시설에서 도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계양구청에서 전화기 소독을 하는 한 업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닦는다며 소독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손실이 우려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간이 손 소독제 제작 영상을 보고 직접 제작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구월동 A약사는 “손 소독제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약국 손님들에게 임시방편으로 가정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며 “만들기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에탄올과 글리세린, 정제수 등 재료를 찾는 분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발생한 품귀 현상에는 일부 중국 보따리상의 사재기가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약국이나 마스크 생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중국으로 반출해 몇 배의 값으로 되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환 태전그룹 커뮤니케이션부 부장은 “일부 사재기 업자의 불공정행위가 논란이 됐지만 대다수 도매업체들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물량 공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만큼, 수급 불안이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감염증 확산 경과를 예의주시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