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혼합치료제로 ‘신종 코로나’ 양성→음성… 각국 ‘신종코로나’ 치료법 개발 총력

입력 2020-02-03 17:08
태국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아누틴 찬위라쿤(왼쪽) 태국 보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콕 의 한 의료기관을 시찰해 전시돼 있는 방호복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치료법 및 백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태국에서는 혼합 약물을 복용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이틀 만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이탈리아에서도 호주·일본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해 백신 개발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AFP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와 에이즈(HIV) 치료제를 혼합한 약을 투입하자 2일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인 끄리앙삭 아티뽄와니치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이 48시간 만에 음성 반응으로 변했다”며 “위중한 상태였던 이 환자는 12시간 뒤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71세 중국 여성인 환자는 입원 후 열흘간 반복적으로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여왔다고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끄리앙삭 박사는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와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 리토나비르를 조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베이징시 보건당국도 신종 코로나 치료에 에이즈 치료제가 효과적인 사례가 있었다며 감염자 치료에 에이즈 치료제 사용을 권한 바 있다. 끄리앙삭 박사는 이번 결과가 쭐라롱껀 대학병원 및 보건부 의학국이 교차 검토해 효과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치료법이 모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솜삭 악슬립 보건부 의학국장은 정부 관리 하에 격리 중인 최소 한 명의 환자는 오셀타미비어 투여에 반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환자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번에 발견된 치료법을 적용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계속 수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누틴 찬위라쿤 태국 보건장관은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환자를 방문해 담소를 나눴고, 환자는 장관과 의료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국립전염병연구소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염자에게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dpa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연구소는 다른 국가가 추가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분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확보되면 진단 기법과 백신 개발, 바이러스 독성 규명 등이 수월해진다. 로베르토 스페란자 보건부 장관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연구할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중국은 앞서 바이러스 분리·배양에 성공했지만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만 공개하고 외부 연구진과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주 멜버른대의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가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게서 얻은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샘플을 전 세계 연구소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도 지난달 31일 감염자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를 활용해 새로운 검사법이나 항바이러스 백신 개발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