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쾌된 2번 확진자는 ‘모범환자’였다…스스로 자가격리·마스크 사용

입력 2020-02-03 16:49

정부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증상이 완쾌됐다고 밝힌 두 번째 확진환자(55세 한국 남성)는 ‘모범환자’였다. 입국 과정에서 능동감시 대상자로만 분류돼 외부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고 보건소에 증상을 신고해 확진을 받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019년 4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근무를 하던 2번 확진자는 지난달 10일 목감기 증상을 처음 느꼈다. 이후 몸살 등 증상이 심해져 지난달 19일 우한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당시 체온은 정상이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우한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상하이항공 FM823편을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의 입국 당시 검역 과정에서 발열 감시 카메라를 작동한 결과 발열 증상이 확인돼 건강 상태질문서를 받고 검역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발열(37.8도)과 인후통이 있었지만 호흡기 증상은 없어 ‘능동감시 대상자’로만 분류했다. 능동감시 대상자는 보건소의 모니터링만 받고 격리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보건당국은 환자에게 증상에 변화가 있을 때의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하고 관할 보건소에 통보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과 증세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해 자택으로 이동했고, 이후 자택에서만 머물며 외부활동을 삼갔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데도 식당, 영화관 등을 찾은 일부 확진자와는 다른 행보였다.

이 때문에 2번 확진자와의 접촉자 파악도 쉽고 명확했다. 이 환자와 접촉해 능동감시 대상이 된 사람은 항공기의 인접승객 등 56명, 공항 직원 4명, 자택 이동 시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이었다.

이 환자는 이후 지난달 23일 인후통이 심해져 관할 보건소에 진료를 직접 요청,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엑스선 검사 결과 기관지염 소견이 확인돼 중앙역학조사관이 해당 환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한 뒤 바이러스 검사를 했고, 24일 오전 두 번째 환자로 확인됐다. 첫 번째 환자가 중국 국적이었기에 이 환자는 첫 한국인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번 확진자는 입국 당시 발열이 있었지만 기침이나 다른 호흡기 증상이 없어서 일단 능동감시자로 분류했다”며 “환자가 우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 국내에 들어올 때부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