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행기’서 김건모 만난 피해자의 문자 “같은뱅기ㅋㅋㅋ”

입력 2020-02-03 16:42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가수 김건모가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문자메시지 내역을 경찰에 최근 제출했다. 문자는 ‘ㅋㅋㅋ’이 포함되는 등 친근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다만 경찰은 “문자만으로 혐의가 있고 없고를 가릴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가 김건모에게 보낸 문자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김건모는 2017년 4월 초 A씨로부터 “ㅋㅋㅋ같은뱅기탔오ㅋㅋㅋ”(‘같은 비행기 탔어’로 추정)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이 사건 발생일이라고 주장한 것은 2016년 8월이다. A씨는 성폭행을 당하고 8개월 뒤에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낸 셈이다. 김건모는 답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가세연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피해자가 김건모를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며 “2017년 4월 제주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김건모와 마주친 적이 있다고 한다. 피해자가 김건모를 쳐다보자 김건모가 움찔하면서 모른 척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건모 측은 이 문자를 근거로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라고 한다. 문자만 보면 친근감을 표현하는 내용인데,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할 만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은 “이 문자가 오간 것만으로 혐의 여부를 단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2018년 3월에도 김건모에게 문자를 보내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언급했다. 사과할 마음이 없는지 물어본 것이다. 김건모는 이때에도 답장하지 않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