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계 신종 코로나 ‘직격탄’ 비상

입력 2020-02-03 15:07
울산 지역 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 맞아 비상이 걸렸다.

3일 현대자동차 등 울산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주말 예정했던 울산공장의 팰리세이드 라인 특근을 취소했다.

현대차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하는 중국 공장이 춘절(春節) 연휴 이후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생산 차질을 빚게 되자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조립공장 전체에서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으로 차량간 호환이 불가능하다.

현지 협력업체 생산 중단이 중국 지방정부에서 지침을 내린 오는 9일까지의 휴무 기간을 넘겨 장기화 할 경우 멈춰서는 생산라인이 속출할 전망이다.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면 지역의 수많은 협력업체까지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와이어링 하니스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중국의 연휴 연장에 따른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울산의 석유화학업계도 신종 코로나 사태의 여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업계는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공백을 줄이기 위해 최소 인력으로 공장 가동을 이어가거나 부품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창저우 배터리 조립공장은 중국정부의 연휴 연장 지침에 따라 오는 9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또 건설 중인 옌청 배터리 공장도 공사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아직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에 따른 지역 석유화학업계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문제는 중국 내 부품·소재 공장의 가동 중단이 길어질 경우 공급망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실질적 피해와 우려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소재 수급”이라며 “춘절 기간을 고려해 재고를 확보해둔 상태지만 상황이 길어지면 수급이 타이트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SDI는 최근 울산사업장 등 전국 사업장에 노인 등 사람들을 모아놓고 하는 대민 봉사활동을 자제 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 중국으로의 출장도 부득이한 사정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