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물량 넘기면 120억원 준다고…중국 브로커 줄 서 있다”

입력 2020-02-03 13:52
3일 오전 서울 봉은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등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제조 판매사 ‘웰킵스’의 박종한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마스크를 한 장당 1700원까지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브로커들의 ‘사재기 행태’를 폭로했다.

박 대표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루에 전화를 200통씩 받는다. 그중 150통 정도는 마스크를 공급해주면 한 장당 얼마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공장 기준으로 적정한 출고가는 한 장당 600원에서 1000원 사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1700원을 주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는 120억원을 회사 통장에 꽂아줄 테니 (생산된 마스크를) 먼저 달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그런 분들이 지금 줄을 서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주로 중국분들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수출”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 보따리상, 조선족, 이런 분들이 국내에서 1~2만개, 많으면 10만개 정도를 매집해서 중국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며 “그런 경우 보통 5~10배 정도의 폭리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물량은 수십억원을 대리 선입금할 정도의 대량은 아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중국의 성정부 등에서 마스크를 매집하기 위해 상당히 많이 파견을 와 있다. 브로커를 통해 매집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제안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대형 기업의 경우 재난 상황에서 현금보다 물품 기부가 훨씬 인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면서 “중국 따룬파, 알리바바 등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물량을 1000만개 단위로 최대한 구해달라’는 제안을 몇 번 받았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겪은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명절 다음 날부터 (마스크) 평균 판매의 100배 정도 판매가 오버됐다. 전혀 배송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전산 시스템 자체가 마비돼버렸다”면서 “그런 상황을 오해하는 고객들께서 ‘너희들 물건 다른 데로 빼돌려 비싸게 파는거 아니냐’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사실 우리 회사는 판매가를 단 1원도 인상하지 않았다. 장기 거래선인 홈쇼핑 채널, 소셜커머스 채널 등에 대한 공급가도 조정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온라인 재판매상, 유통 벤더 등이 많지 않나. 저희 제품을 홈쇼핑에서 500~600원 정도에 구매해서 4500원까지 파는 분도 봤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런 분은 도덕성이 결여돼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가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벌금을 물게 하겠다고 했지만, 약하다. 벌금을 내더라도 한몫 챙기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