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을 가진 80대 노인이 딸과 함께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홀로 남겨져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시30분쯤 50대 A씨가 “상담할 것이 있다”며 치매 증상을 보이는 80대 어머니 B씨와 함께 수성구 한 지구대를 찾았다.
A씨는 지구대 안 의자에 앉아 어머니와 가족 이야기를 하며 언쟁을 벌이던 중 홀로 지구대 밖으로 사라졌고 그로부터 1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경찰이 B씨에게 가족 연락처를 물었지만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등의 대답만 들었다.
경찰은 B씨 휴대전화에 있던 지인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가족 휴대전화 번호와 집 주소를 알아냈다. 이후 경찰은 A씨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딸을 만나지는 못했다.
경찰은 오전 9시 넘어서까지 지구대에서 B씨를 보호하고 있다가 결국 대구 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인계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지구대 한 관계자는 “B씨가 계속해서 ‘자식들이 (평소에) 잘한다’고 말하고 딸도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올 수 있어 학대 혐의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