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탄핵된 정부의 패전 처리 투수”라고 칭하며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황교안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그는 “보수를 살리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며 4·15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라고 황 대표에게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이 보수의 ‘미래’가 아니라 보수의 ‘과거’에 속한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 자신이 국민에게 심판받은 정권 사람이며 끝나지 않은 그 심판을 끝까지 받아 종료시키는 것을 제 역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은 과거 보수 정권의 오류를 청산하고 보수가 새 출발할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라며 “그때가 오면 자신은 보수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날 것이라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속한 땅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것은 모세가 아니라 여호수아”라며 “종로, 여론조사를 보니 더블스코어다. 그래도 나가라. 원칙 있게 패하라. 가망 없는 싸움이지만 최선을 다해 명예롭게 패하라”고 주문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정권심판하겠다고 하지 마라. 그건 유권자들에게 맡겨라. 유권자들은 아직 자유한국당이 누구를 심판할 자격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라며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이번 선거를, 이미 현 정권에서 마음이 떠났으나 아직 보수에 절망하고 있는 유권자들께 참회하는 기회로 삼으라”며 “종로 유권자들께 묵묵히 질책을 듣고 그 모습을 전국의 유권자들께 보여라. 그래야 장기적으로 보수가 산다”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