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밥숟가락 얹는다” 우한 영사 발언에 대한항공이 보인 반응

입력 2020-02-03 05:39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 현지 영사가 SNS를 통해 우한 교민들의 귀국 지원을 마친 소감을 밝히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우한 교민의 귀국 지원을 맡은 정다운 경찰 영사는 지난 1일 자신의 ‘위챗 모멘트’에 “마지막 전세기 330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이제 나는 여기 남은 교민분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 영사는 이 글에서 이광호 부총영사와 주태길‧이충희 영사, 실무관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 정태일 한인회 사무국장, 중국 행정직원들, 셔틀버스 봉사자 등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중국 행정직원들에게 “바이러스로 인해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공항에 나와서 교민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눠주고 물을 나눠줬다”며 “행정직원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했다.

반면 정 영사는 교민 수송 작전에 함께한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고생고생해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고 한 정 영사는 “(조 회장이)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본다.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정 영사는 다음날 2일 뉴스1과 메신저 대화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탑승 자리가 모자랐던 것은 아니고, 환자 등 불편한 분이 배려받아야 하는데 그런 자리(비즈니스석)가 모자라서 배려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한 정 영사는 “디스크 수술해서 잘 걷지 못하는 분이 계셔서 비즈니스석으로 배려하고 싶었는데 높으신 분들이 많아 그런 자리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한에서 대교민 업무는 외교부가 담당했고 조 회장과 대한항공팀은 기내에서 대기하며 기내 업무를 담당했다”고 한 이 관계자는 “조 회장은 전세기 앞에서 교민을 맞이했다.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써도 희생을 감수한 것인데 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