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조코비치, 팀의 20대 반란 뿌리치고 호주오픈 제패

입력 2020-02-02 21:58
노박 조코비치가 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0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100만 호주달러·약 570억원)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3대 2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노련함이 패기를 이겼다. 노련한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2위)가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5위)의 맹렬한 도전을 뿌리치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조코비치는 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0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100만 호주달러·약 570억원)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4시간 혈투 끝에 3대 2(6-4 4-6 2-6 6-3 6-4) 진땀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이날 우승으로 자신의 호주오픈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8회로 늘렸다. 지난해에 이은 2연속 제패다. 통산 메이저 우승 횟수는 17회로 늘려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20회),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19회)과의 격차를 줄였다.

팀은 2018년과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나달에게 모두 진데 이어 이번엔 조코비치에게 패해 1990년대생 첫 메이저 우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의 ‘빅3’ 아성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세 선수는 2017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13개 메이저 단식 우승을 독식했다. 조코비치는 2017년 이후 메이저 우승 횟수에서 5회로 나달(5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페더러(3회)와의 격차도 벌렸다.

1세트를 따낸 조코비치는 2세트 4-4에서 두 차례 서브 시간제한을 어겨 주심에게 주의를 받은 후 흔들렸다. 게임을 내준 조코비치는 주심에게 다가가 발을 건드리며 “훌륭하다” “당신이 게임을 만들었다”며 짜증 섞인 반응도 보였다.

그 사이 팀은 흐름을 탔다. 3세트 첫 서브부터 더블폴트를 기록한 조코비치는 코트 구석구석 강하게 찌르는 팀의 볼에 고전하며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0-2에서도 다시 더블폴트를 범한 조코비치는 자멸했다. 몸이 불편한 모습까지 보이며 결국 3세트를 내줬다. 세트 종료 후엔 라커룸에 들어가 한동안 코트로 나오지 않기도 했다.

접전의 4세트에서 역전의 용사 조코비치는 살아났다. 4-3에서 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한 조코비치는 마지막 게임의 마지막 포인트를 화끈한 서브 포인트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갔다.

집중력이 살아난 조코비치는 5세트에서도 견고한 스트로크로 팀을 몰아붙였다. 1-1에서 팀의 게임을 브레이크한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승부를 우세 속에 끌고 나갔다. 팀도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졌지만 마지막 게임 15-15에서 연달아 범실이 나오며 조코비치의 노련함에 무릎을 꿇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