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귀국한 우한 교민 수용 문제로 골머리

입력 2020-02-02 17:48 수정 2020-02-02 17:59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들은 수용하고 있는 일본 지바현 가쓰우라시의 한 호텔

일본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창궐 사태와 관련해 전염병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귀국시키는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일본 정부의 ‘자국민 전세기 귀국 작전’에서 지역 사회와 갈등을 빚은 지자체의 난맥상을 보도했다.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우한 내 자국민을 데리고 오는 전세기를 일찌감치 이륙시켰다. 지바현 가쓰우라시는 귀국한 일본인들을 위해 가장 먼저 단체수용 장소를 내줬다. 시 내부에 있는 ‘가쓰우라호텔미카즈키’라는 곳이었다.

가쓰우라시의 결정은 급박하게 이뤄졌다. 쓰치야 하지메 가쓰우라 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사흘전 오후 8시 30분쯤 정부 담당자로부터 귀국 일본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양해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인을 태운 첫 전세기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시간이 그 다음날 오전 8시 40분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귀국을 12시간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도 수용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쓰치야 시장은 “나라가 궁지에 몰렸는데 인도적 차원에서 하나가 돼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정부 측에 수용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예약 손님들을 근처 계열사 호텔로 이동하도록 하고 29일 귀국 일본인 중 증세가 없는 191명을 수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가쓰우라시가 귀국 일본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가쓰우라시는 어업과 관광업이 주요 지역 산업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전염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수용했다가 지역 이미지가 나빠지거나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질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이 거세지자 가쓰우라시는 수용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쓰치야 시장 명의의 해명 자료를 시내 모든 가구에 이례적으로 배포했다. 수용 경위와 그간의 대응 상황을 설명한 자료였다. 담당 실무 부서의 연락처도 명기됐다. 쓰치야 시장은 “시민 여러분에게 불안과 걱정을 끼쳤다. 시민들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는 일이 절대 없게 하도록 정부와 지바현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