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 코로나’ 폭증세…확진자·사망자 후베이성 집중

입력 2020-02-02 17:47 수정 2020-02-02 17:54
중국 우한의 한 병원의 의료진.AP연합뉴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가 1만 5000명에 육박하고, 누적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서는 등 연일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후베이성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선 확진자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4380명, 사망자는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590명, 사망자는 45명 늘어난 것이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769명에서 27일 1771명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가 28일 1459명으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29일 1737명, 30일 1982명, 31일 2102명, 1일 2590명으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은 1일 하루 동안 확진자가 1921명, 사망자는 45명 증가했다. 이날 사망자는 모두 후베이성에서 나왔다. 후베이성이 여전히 신종 코로나가 가장 왕성하게 확산되고 지역인 셈이다.

하지만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위건위 분석에 따르면 후베이성 외 중국 지역 신종 코로나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460명에서 28일 619명, 29일 705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30일에는 추가 확진자가 762명으로 최고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31일에는 755명, 1일에는 669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사망자도 후베이성에 집중돼 있다. 2일 0시까지 누적 사망자 304명 가운데 294명이 후베이성에서 나왔고 나머지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0명으로 기록됐다. 특히 사망자는 후베이성 내에서도 우한(224명)에 집중됐고, 우한 외 후베이성 사망자는 70명이었다.

하지만 중국내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1만9544명인 데다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는 사람도 13만 7594명에 달해 아직 후베이성 밖에서도 전염병의 진정 여부를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우한에 긴급하게 지은 대형 응급 병원을 서둘러 가동하는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긴급 건설해온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은 보름여 만에 완공해 각각 오는 3일과 6일부터 환자를 받게 된다.

훠선산 병원은 병상이 1000개, 레이선산 병원은 1500개로 이들 응급 병원이 본격 가동되면 2500명의 환자가 입원 가능해진다. 이 병원에는 1400여 명의 군 의료대가 투입돼 진료할 예정이다.

후베이성은 춘제 연휴를 오는 13일까지로 재연장하고 성내 각급 학교도 개학을 연기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마스크와 소독제, 채소 등 의료 및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채소 육류 등의 부족 현상이 빚어지자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리커창 총리는 전날 의료 물자의 생산, 조달에 최선을 다하고, 전 부처가 나서 채소, 육류 공급을 늘려 전국적인 부족 사태를 해소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우한에 인접한 황강의 당원 간부 337명이 전염병 방제 관련 직무 유기로 문책을 받고, 이 가운데 6명은 면직되는 등 신종 코로나 사태를 제때 막지 못한 책임 추궁도 이어지고 있다.

황강은 2일 0시까지 확진자가 1002명, 사망자가 15명에 달하는 등 우한 외에 신종 코로나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