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했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시스코 두케 보건부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우한 출신 44세 남성이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38세 중국 여성과 함께 우한에서 왔으며,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
두케 보건부장관은 “해당 남성이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심각한 폐렴 증세가 나타났다”면서 “최근 며칠 동안 상태는 안정적이었고 증상도 호전되고 있었지만, 지난 24시간 동안 상태가 악화하면서 결국 숨졌다”고 설명했다.
우한 출신 중국인 남녀는 지난달 21일 홍콩을 경유해 필리핀에 함께 도착했다. 현재까지 필리핀에서는 이들 두 명 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 필리핀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부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지만 필리핀 내에서 감염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후베이성에서 1일 45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중국에서 신종코로나로 숨진 사람은 304명으로 증가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4380명, 사망자는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590명, 사망자는 45명 늘어난 것이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확산세가 더욱 강해지는 양상이다. 일일 사망자의 경우 지난달 30일 43명, 31일 46명에 이어 사흘 연속 4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코로나가 위협적인 병임을 보여줬다.
특히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은 하루 만에 확진자가 1921명, 사망자는 45명 증가했다. 전날 사망자는 모두 후베이성에서 나와 이곳 상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2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2110명이 중태며 328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1만9544명이다.
다만 희망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중국 내 후베이성이 아닌 지역에서 확진자는 지난 1일 669명이 늘어 지난달 30일 762명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이틀 연속 줄었다는 점이다. 중국 이외에 26개국에서 확진자 수는 163명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