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춘제연휴 이달 9일까지 연장
최대 수출처 중국 경제 멈추면 ‘중국 리스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한국의 ‘수출 회복’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정부는 2018년 12월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해온 수출이 올해 1분기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기가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2월 수출 실적조차 자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4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1% 감소했다. 산업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설 연휴가 1월에 끼면서 조업일수 감소(2.5일)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20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만에 20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3.4%로 201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수출이 14개월 만의 부진을 벗고 반등한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2월이 수출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관측했다. 수출 통계는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는데, 지난해 설 연휴가 2월이었기 때문에 올해 2월은 전년 동월 대비 조업일수가 길어 수출실적이 좋게 나오기 쉬운 구조다. 지난해 2월 수출이 ‘-11.3%’라는 증감율을 보일 정도로 나빴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부는 “한국 수출에서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하다”며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내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후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경제 전체가 사실상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짙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96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10.5%나 감소했다. 정부는 중국의 춘제(春節) 연휴 영향이 컸다고 설명하는데, 상하이·쑤저우 등 상당수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달 말 시작한 춘제 연휴를 이달 9일까지 연장했다.
2003년 중국 광둥성 등 남부 지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병했을 때에도 한국의 중국으로 수출은 일부 타격을 받았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4.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중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