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졸업식’에 입학식도 취소 … 신종 코로나로 학사 일정 큰 차질

입력 2020-02-02 16:46
전북 군산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졸업식이 오는 14일 이후로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때문이다. 지난 달 31일 군산에 사는 A씨(62. 여)가 8번째 확진자로 판명된 이후 150여개 교육기관의 졸업식이 2주간 금지됐다. 더불어 군장대와 군산간호대는 아예 졸업식을 취소했다. 군산대도 졸업식 취소를 검토 중이다.

나날이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각 교육기관의 학사 일정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5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수원시내 모든 어린이집은 1주일간 휴원에 들어갔다. 수원시는 1061개 어린이집을 오는 3∼9일 휴원 조치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어린이집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2일 밝혔다.

각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은 대부분 축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취소된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 한 번뿐인 행사여서 아쉬움이 크지만 최대한 서로 조심하자는 뜻이다.

부모님 없는 교실 졸업식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 청주 산남초교는 지난달 30일 학부모 참석 없이 졸업생들만 교실 내 방송으로 행사를 대체했다.

졸업의 기쁨과 이별의 아쉬움이 가득해야 했던 기념식은 굳게 쓴 마스크에 묻힌 채 다소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짧게 끝이 났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많이 서운했겠지만 사전 학부모 설문조사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반영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부모 참석 없이 189명의 졸업생만 교실 내 방송으로 졸업식을 대체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일부 학교에서도 ‘부모님 없는 교실 졸업식’이 진행됐다. 제주외국어고는 졸업식을 인터넷 방송으로 진행했다. 이 학교는 지난달 31일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개최하려던 졸업식을 취소하고 각 교실에서 방송을 통한 행사로 바꿨다.

제주 세화고 학생들은 체육관에서 선보이려 했던 졸업식 사전 프로그램을 인터넷 방송으로 공유하고, 방송 과정에서 받은 별 풍선으로 쌓인 소액의 돈은 기부하기로 했다.

중국 우한 교민들이 격리돼 있는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의 학교들도 일정을 조정했다. 서전고는 3일 개학할 예정이었으나 17일로 미뤘다. 한천초교도 지난달 30일 개학일을 이달 18일로 연기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전북대는 오는 18∼19일로 예정된 입학식을 취소했다. 함께 열 예정이던 편입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무기한 연기했다. 21일 열릴 졸업식도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졸업식은 대학내 삼성문화회관에서 열고 1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장소를 진수당으로 옮겨 최대 100여명만이 참여하는 단출한 행사로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동주대도 오는 7일 열릴 예정인 ‘제41회 학위수여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에게 입국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부산외대는 중국인 졸업생에게는 국제우편으로 졸업장을 발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와 제주국제대 등도 졸업식을 2월 말로 연기했다. 경인여대도 졸업식을 뒤로 미뤘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오는 5일부터 이틀간 계획된 ‘학생회 배움터’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전주‧수원‧제주‧진천=김용권 강희청 문정임 홍성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