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中, ‘조류독감’ 발병… “사람 간 전염은 아직”

입력 2020-02-02 16:10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로 비상인 중국에 H5N1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병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다만 아직까지 사람 간 전염은 보고되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 후난성 사오시 솽칭구의 한 농장에서 치명적인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했다고 보도했다. 후난성은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시가 위치한 후베이성의 남쪽 국경에 위치한 곳이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전날 성명에서 “농장은 닭 7850마리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중 4500마리가 이 전염병(조류인플루엔자)으로 죽었다”며 “지방 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이후 가금류 1만7828마리를 폐사시켰다”고 밝혔다. SCMP는 “조류인플루엔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치명적”이라면서도 “이번 발병에선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후난성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은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사태에 들어간 가운데 발병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불리는 H5N1 바이러스는 조류에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1996년 중국의 거위에서 처음 발견됐고 닭·오리·거위 등 가금류에 특히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 간 전염도 가능하지만 어렵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조류인플루엔자의 사람 간 전염은 대부분 감염된 조류와의 지속적이고 가까운 접촉 과정 후에 일어난다”며 “드물게 사람 간 전염이 발생하지만 지속되지 않았으며, 지역사회 내 전염이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15년간 치사율이 50%를 넘는 등 인간에게 매우 치명적이며, 사스(10%)나 신종 코로나(현재 2%)보다도 훨씬 높다. WHO에 따르면 2003~2019년 전 세계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은 총 861명으로 455명이 사망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6년간 53명이 감염됐고 31명이 사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