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2번째 확진환자의 중국인 부인이 14번째 확진환자로 판정돼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부천시보건소에 따르면 12번째 확진환자인 중국인 A씨(49)의 아내 중국인 B씨(40)가 자가 격리 중에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딸(14)의 검체를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에 보냈다.
검사결과는 부부사이인 12번 확진환자와 14번 확진환자의 딸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A씨는 일본에서 체류 중 일본인 확진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딸은 증상이 없어 자가격리중이었으나 함께 자가격리중이던 A씨 아내가 확진확자로 판명돼 다시 검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가이드 A씨는 지난달 19일 일본에서 일본인 확진환자와 접촉한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다음날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으로 발병한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분석했다. A씨는 같은 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CGV부천역점에서 영화를 본 것으로 확인돼 CGV부천역점은 1일 오후 7시10분쯤극장을 자체 폐쇄하고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CGV측은 12번째 확진환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된 직후인 1일 오후 6시30분부터 영업을 중단하고, 40분만에 극장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는 12번째 확진환자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근육통이 발병한 지난달 20일 오후 7시20분쯤 CGV 부천역점을 다녀왔으며, 22일 서울역을 거쳐 KTX를 이용해 강원도 강릉시로 여행을 떠났다. 12번째 확진환자는 강릉에 다녀온 지난달 23일 부천시 심곡본동 속내과 의원을 진료를 받았다. 이어 24일 수원의 친척집을 다녀왔으며 같은 달 25일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약국에 들러 처방을 받은 뒤 같은 달 26일 오후 5시30분에는 또다시 CGV부천역점에서 영화를 봤다. 지난달 28일에도 속내과 의원을 다녀왔다. 결국 같은 달 30일 일본의 확진 환자로부터 검사 권유를 받고 부천시보건소를 거쳐 순천향대부천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12번째 확진환자가 2차례 영화를 본 CGV부천역점에서 영화를 본 수백명의 사람 중 아직까지는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12번째 확진환자가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면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강원도에 간데다 부천으로 오는 과정에서도 KTX와 지하철을 탄 것으로 밝혀져 대중교통 이용시 만난 접촉자 중 가족이 아닌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부천원미갑 이음재 총선 예비후보는 “11일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가 시내를 활보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덕천 부천시장은 “12번째 환자의 거주지는 대산동(심곡본동) 부천남초등학교 부근 빌라로, 확정 판정 당일부터 환자가 다녀간 모든 장소는 방역을 완료했다”며 “밀접접촉자는 격리조치, 일상접촉자는 능동감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부천시는 12번, 14번째 확진 환자 자녀(딸, 14세)의 감염증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옴에 따라 자녀는 자택에서 격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2인 1조로 구성된 보건소 직원이 자택 앞에 상주하며 매시간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도시락과 간식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위생키트 세트(마스크, 손소독제, 비누)와 심리적 안정을 위한 마음돌봄 가이드도 전달했다.
자녀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확진 환자의 접촉자이기 때문에 14일간은 자가 격리된 상태로, 자녀의 보호자인 할머니가 자택을 방문해 격리된 상태에서 손녀를 보호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확진 환자 자녀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부모가 완치될 때까지 꼼꼼히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