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따뜻한 겨울 날씨에 ‘봄의 전령사’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이 사상 처음 1월에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23일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 남원 육모정 일대에 사는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2010년 구룡계곡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후 1월에 산란이 확인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역대 가장 이른 산란일인 2014년 2월 1일보다도 8일 빠르다. 유례 없는 한파가 몰아쳤던 2017년의 산란 일인 3월 1일보다는 37일, 2017년보다 포근했던 지난해의 2월 19일보다는 27일 빨랐다. 산란일이 가장 늦은 때는 2015년 3월4일이었다.
산란이 유례없이 빠른 이유는 따뜻한 날씨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2.8도로 평년(1.5도)보다 높았다. 기상청의 2009년~2019년 기온자료 분석 결과 남원의 12월 평균기온은 11년 전에 비해 3.33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월출산국립공원 도갑사에서는 지난해보다 6일 빠른 지난달 21일, 무등산국립공원 장불재에서는 지난해보다 37일 이른 지난달 24일 산란이 각각 확인됐다.
북방산개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종이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기후변화 생물종의 하나다. 보통 2∼4월 산란해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
공단은 기후 변화에 따른 국립공원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2010년부터 구룡계곡 일대에서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오장근 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유난히 따뜻한 겨울철 날씨 때문에 지리산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일이 빨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산란일의 변동성이 커지면 곤충 등 먹이가 되는 다른 종의 출현 시기와 맞지 않아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