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일보 ‘김정은 위문 서한’ 1면에 부각…푸틴 보다 특별대우

입력 2020-02-02 11:50
중국 인민일보 2일자 1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위문 서한을 1면에 보도하며 적극 부각시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위로 메시지는 2면에 묶어서 처리하며 김 위원장과 차별을 뒀다.

인민일보는 2일 1면 오른쪽 상단 톱뉴스로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위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조선 노동당과 인민을 대표해 중국의 신종 코로나 예방 사태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지를 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서한에서 “시 주석의 지도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 인민이 전염병 저지전에서 반드시 이길 것으로 믿는다”며 “방역 일선의 공산당원과 의료진에 안부를 전하고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북한 노동당, 인민의 위로와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 서한을 보도하며 중국에 대한 지원금을 언급했으나 인민일보에는 나오지 않았고,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는 문구 등도 없었다.

인민일보는 푸틴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위로 서한 또는 메시지는 2면에 한꺼번에 처리해 김 위원장 서한만 특별히 부각시켰다.

이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의 대규모 확산이라는 재난 국면에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특별 대우를 함으로써 향후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위문서한을 보내 “전염병 방역 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중국의 전체 당원들과 의료일군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내고 전염병으로 혈육을 잃은 가정들에 심심한 위문”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인민은 중국에서 발생한 이번 전염병 발병 사태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한집안 식구,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며 “형제적 중국 인민들이 겪는 아픔과 시련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돕고 싶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지원금을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 최근 중국에서 신종코로나가 확산하자 자국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전염병 유입 방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