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에 온정의 손길 양승조 지사 아산에 집무실 운영

입력 2020-02-02 11:40 수정 2020-02-02 11:52
희망브리지 전국구호협회(회장 송철호)가 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에게 필요한 구호키트 80세트(충남 아산, 충북 진천 임시생활시설 각 40세트)를 추가 지원했다. 키트에는 모포, 남녀속옷, 수건, 세면도구, 물티슈 등이 담겼다. 희망브리지 제공

김포공항으로 귀국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의심 증세로 병원에 따로 격리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은 중국 우한 교민 14명이 2일 오전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의 임시생활시설에 추가 입소했다. 이날 추가 입소한 인원은 진천 6명, 아산 8명이다.

이에 따라 1, 2차 귀국자 701명 전원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오전에 걸쳐 두 곳 임시생활시설에 입소했다. 아산과 진천의 임시생활시설은 큰 변화 없이 평온함이 유지되고 있다.

임시생활시설 안팎으로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민들이 격리돼 있는 시설로 각종 기업에서 생필품과 식음료가 전달됐고, 위생용품 등 필요한 물품의 지원이 이어졌다. 임시생황시설 인근 주민들을 위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의 물품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진천군에 따르면 GS리테일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하는 교민에게 2주일분 도시락 1만여개와 생수 1만2000개, 컵라면 2천개, 물티슈·구강청결제·치약과 칫솔 세트 각 500개를 지원한다. 군 관계자는 “교민들을 위한 도시락 등의 음식물 물품 전달은 전염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3000만원 상당의 즉석식품 지원을 진천군에 약속했다. 한국감정원은 우한 교민 수용을 허용한 진천 주민들을 위해 어린이 마스크 1000개, 성인용 마스크 2000개, 손세정제 등 500만원 상당의 개인 위생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충주의 방역 업체인 케이글로벌은 인재개발원이 있는 진천 덕산읍 소재 20곳 어린이집을 무료로 소독해줬다. 서울 성동구청도 손 세정제 1300여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아산의 경우 지역 기업인 찬양ENG·뉴젠스가 2000만원 상당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아산시에 전달했다. 해당 물품은 우한 교민 및 지원 인력, 인근 주민 등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부산의 한 업체 역시 아산시 측에 가습기 600개를 후원하기로 했으며, 가수 홍진영씨도 경찰인재개발원과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마스크 5000여개를 기부했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1일 오후부터 중국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인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 설치한 현장집무실에서 집무를 본격 시작한 가운데 도 간부들과 대응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초사2통 마을회관에 현장집무실을 설치하고 24시간 근무에 들어갔다.

양 지사는 홍성 도청 집무실을 비워두고 아산 현장집무실 인근에 숙소를 잡고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식사는 인근 식당을 이용 중이다.

마을회관 1층에 들어선 현장집무실은 책상과 회의용 탁자, 컴퓨터, 전화기 등의 집기를 들여놨으며 도지사 비서실 직원 10여명이 함께 근무 중이다. 현장집무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업무 뿐 아니라 각종 도정 업무, 접견, 정책 현장 방문 등이 이뤄진다. 3일 오후에는 충남 지방정부회의도 현장집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현장집무실에서는 규모가 큰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도는 마을회관 인근 호프집을 대여해 회의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임시회의장은 실·국원장 회의와 경제상황종합대책회의, 단체접견 장소로 쓰인다.

양 지사는 “임시생활시설 옆에 집무실·숙소를 마련한 것은 국민들이 귀가할 때까지 집무와 회의, 일상생활 등을 아산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민들이 안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반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청주와 진천을 오가면서 현장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정 공백 최소화와 실질적인 대응을 위해 이동집무실을 운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방역 원칙에 따라 12세 이상은 1인 1실을 사용하고, 보호자의 돌봄이 필요한 12세 미만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을 쓴다. 각 방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딸려 있다. 진천, 아산 두 시설에는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면서 교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교민들은 임시생활시설에 2주간 머무른 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은 후 귀가할 예정이다.

진천.아산=홍성헌 기자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