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제주 한라산에선 생표고 수확이 ‘한창’

입력 2020-02-02 11:00 수정 2020-02-02 11:48
제주 한라산 참나무 원목에서 재배중인 표고버섯. 제주도 제공

올겨울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임금님 진상품’이었던 제주 한라산 표고버섯에도 영향을 줬다.

제주지역 평균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한 날씨를 보이면서, 한라산 국유림 원목 표고 재배장에는 한겨울에 생표고를 수확하는 이례적 농번기가 찾아왔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재배하는 참나무 원목 표고버섯은 저온성으로 9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수확한다. 버섯이 잘 자라는 적정온도는 6~15도이다. 기온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균의 활동이 둔해져 일반적으로 1~2월과 6~8월은 휴양기에 해당한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제주지역이 유난히 눈이 없고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면서 한라산 표고 재배 농가들이 생표고를 수확하기 위해 여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참나무나 서어나무를 활용해 제주에서 생산되는 표고버섯은 특유의 향을 간직해 국내 최고 상품으로 꼽힌다. 제주는 1960년대 국내 최대 표고버섯 산지에서 이후 종균을 접종할 자목을 구하기 힘들어지며 쇠퇴의 길을 걸었으나, 상품성은 여전히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도내 표고버섯 생산량은 연간 약 250t(건표고 50t, 생표고 200t)에 이른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74개 농가(94㏊)가 재배하고 있다. 표고버섯에 함유된 베타글루칸과 비타민D는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저항하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감기에 도움을 주며, 혈압을 낮추고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처럼 올겨울 표고버섯이 휴양기가 없이 계속 생산되면서 소비자들은 겨울에도 신선한 생표고버섯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도내 산림조합은 로컬푸드 매장과 직영판매장을 활용해 자연이 준 제주산 생표고 판매를 촉진하고 있으며 농가들도 스스로 농장 현지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올 겨울 제주는 지난해 12월 평균 기온이 10.2℃로 평년보다 1.5℃ 높고 한낮 최고 기온이 23.6℃까지 오르는 등 제주지방기상청이 평균기온 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후 두번째 높은 온도를 나타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