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에도 노조 생긴다… 흔들리는 ‘삼성 무노조’

입력 2020-02-02 10:13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연합뉴스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에 노조가 생긴다. 1952년 삼성화재 창사 이후 노조 설립은 처음이다.

삼성화재노동조합은 총회와 규약 제정 등 절차를 마치고 지난달 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화재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조직으로 조만간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발기인 명단에는 오상훈 초대 노조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1952년 설립된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기준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 22.6%(자체 집계)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입자도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화재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노조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그룹의 ‘무노조 경영’ 원칙 때문에 번번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내 우수지점장 그룹인 ‘프로지점장’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노조 설립에 힘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을 인정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삼성 측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무노조 경영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전향적인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 출범도 준비 중이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삼성SDI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됐다. 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제4 노조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소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출범하는 삼성화재노조는 연내 전체 직원의 과반이 참여하는 노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