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330여명 탄 전세기 김포 도착…발열 7명 병원행

입력 2020-02-01 08:31 수정 2020-02-01 13:24
1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 우한 교민이 전세기에서 내리면서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는 우리 교민 330여명을 태운 두 번째 전세기가 1일 오전 8시13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귀국한 교민 중 7명이 발열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교민이 탑승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는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전 6시 18분 우한 톈허(天河)공항을 출발, 오전 8시 13분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이들은 예정시간 6시30분보다 2시간 가량 지연돼 도착했다. 이는 1차와 같이 중국 현지에서 강화된 검역 조치로 인해 우한톈허국제공항에서의 출발이 지연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탑승 인원이 330여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항공사 집계 오류로 1차 탑승객 수를 367명에서 368명으로 정정하는 일이 빚어진 만큼, 정확한 2차 탑승객 정보는 귀국 후 재집계 해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한 총영사관을 통해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우한 일대 한국인은 722명이었다. 정부는 귀국을 희망하는 우리교민 720명 중 1차로 368명을 귀국시켰고 남아있는 350여명을 귀국시킬 계획이었으나 미 탑승자가 발생하면서 이날 귀국한 교민은 330여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측 검역 기준인 37.3도 이상의 열이 나 1차 전세기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인 1명도 2차에 탑승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한국인은 중국 당국 검역 후 앰뷸런스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진료 후 귀가 조치된 상태였다.

가족이라도 중국 국적자는 탑승할 수 없다는 중국 당국 방침에 따라 본인 귀국을 포기하거나, 교통망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우한 공항까지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일부가 공항에 나타나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전세기에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국한 교민 중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은 무증상자 320여명은 착륙 1시간 30분여만인 오전 9시 45분부터 김포공항 A게이트를 빠져나갔다. 이들은 준비된 대형 버스(32인승) 8대와 중형 버스(24인승) 25대 등 차량 33대에 나눠 타고 임시 숙소로 이동했다. 승객들은 서로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듯 자리를 띄워 앉았다. 대형 버스에는 15명, 중형 버스에는 10명가량씩 탑승했다.

이들 중 발열 증세를 보인 교민은 7명으로 알려졌다. 이중 4명은 탑승 전 발열이 확인됐고 나머지는 기내 탑승 후 발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리 교민들은 일반 입국장이 아닌 공항 계류장에 내려 임시 검역소에서 우리 검역관들이 실시하는 발열검사와 건강상태를 점검받았다. 입국심사까지 끝난 교민들은 차례로 버스에 탑승해 임시생활시설이 있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으로 출발한다. 입국 심사를 마친 일부 교민은 오전 9시30분 현재 경찰이 제공한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아산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전원 아산으로 이동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