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에 하늘길 닫고 비상사태 선포한 미국

입력 2020-02-01 08:08 수정 2020-02-01 08:09
뉴시스

미국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트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

AP와 로이터통신은 미국 항공사 중 미국 본토에서 중국을 오가는 운항을 세 항공사가 전면 중단했다고 현지시각으로 31일 보도했다. 미국 항공사 중국을 오가는 정기 직항 노선을 운행하는 곳은 이들 3개 항공사뿐이어서 사실상 중국 운행을 전면 중단한 셈이다.

델타항공은 이날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전부를 4월 30일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을 탈출하려는 여행객들을 위해 당분간은 항공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델타 항공편은 2월 3일이 마지막이다. 미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항공편은 2월 5일이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도 이날부터 3월 27일까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전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애초 로스앤젤레스에서 베이징과 상하이로 가는 항공편에 대해서만 다음 달 9일부터 3월 27일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날 중국 전체로 확대했다. 다만 홍콩으로의 운항은 계속할 예정이다.

유나이트항공도 2월6일부터 3월 28일 까지 중국으로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지난달 28일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전면 중단으로 확대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도 아메리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홍콩 노선은 계속 운행한다.

이들 3개 항공사는 전날 밤 국무부가 내린 중국 여행 금지 권고와 급격한 항공 수요 감소를 운항 중단의 사유로 들었다고 AP는 전했다. 국무부는 지난달 30일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을 가지 말 것을 권고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또 현재 중국에 있는 미국인들은 일반 교통편을 통해 중국 출국을 고려하고, 중국 출장 공무원들은 필수적인 업무가 아니면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우한 폐렴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는 2월 2일 오후 5시부터 발효된다.

중국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들은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된다. 최근 2주 이내에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에 머물다 귀국하는 미국 시민의 경우에도 일부 선별된 공항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입국 때 건강 검사를 받게 된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미국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직계 가족이 아닌 외국 국적자가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을 다녀왔을 경우 미국으로의 입국이 거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