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 PD “윗분 결재? 영상 만들면 인턴부터 보여준다”

입력 2020-02-02 00:17 수정 2020-02-02 00:17
“요즘 장래희망이 유튜버인 친구들이 많던데, 이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수익을 내기 위해 유튜브를 하는 것은 바보 같다는 거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외식 사업가·방송인이자 유튜브 채널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유튜버가 돈벌이 수단으로 주목받는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백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서 “사실 요즘 장래 희망이 유튜버인 친구도 많던데 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도 게임처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현재 33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해당 채널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자신의 레시피부터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날 그는 “유튜브를 수익이나 벌이로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며 “외식업과 마찬가지다. 음식점을 하는 게 수익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것,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 등 모든 것을 좋아해야 좀 더 깊이 들어가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다. 돈만 벌려고 한다면 저는 식당을 권하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유튜브를 하나의 게임처럼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 게이머도 그렇지 않나. 자기들이 즐기는 걸 가지고 수익을 내니 행복한 거지 돈을 벌기 위해 게이머가 되면 얼마나 지옥 같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평소와 말투·행동 등을 다르게 하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쩔 수 없이 생활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경영자나 사회에서 성공한 분들한테도 수익을 위한 게 아니라 일기장 쓰듯이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유튜브를 해보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유튜브 라이징 스타’라는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 ‘워크맨’ 고동완 PD가 함께 초대됐다.

인기 캐릭터 ‘펭수’를 탄생시킨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EBS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모든 전통적 미디어가 그렇듯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며 “마냥 귀엽고 선하고 이상적 캐릭터보다는 자기표현도 강하고 돌발적이지만 솔직한 매력이 있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펭수가 큰 사랑을 받는 것은 “그의 캐릭터 때문”이라며 “펭수는 자기표현이 강하고 솔직한 매력이 있지만 선한 영향력에 위배되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이슬예나 EBS PD. 연합뉴스

웹 예능 ‘워크맨’의 고동완 PD는 기존 방송국에서 유튜브로 일터를 옮긴 배경에 대해 “4~5년 전쯤 중국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TV가 없고 전부 모바일로 보고 있더라”며 “이젠 한국에서도 애들이 밥 먹을 때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 이들이 다 크면 TV보다 익숙한 플랫폼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제작자에게 필요한 덕목에 대해서 고 PD는 “우리는 만든 방송을 후배나 인턴에게 보여준다. 방송사는 위로 가는데 윗분들이 재밌다고 해서 재밌는 건 아니다. ‘꼰대 마인드’를 내려놓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