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우리 바이러스 아니에요”…격리시설 간 우한 교민들

입력 2020-01-31 16:30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교민 350명이 31일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도착 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인재개발원으로 나눠 이동한 뒤 입실을 완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철수한 교민을 태운 전세기가 31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 한 교민이 어린이를 품에 안고 대한항공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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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민 어린이가 관계자의 품에 안겨 대한항공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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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총 368명은 이날 오전 8시쯤 우한에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 747 여객기를 타고 김포국제공항에 귀국했다.

교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비행기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한 어린이는 신발이 벗겨진 채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 품에 안겨 나오기도 했다.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차량이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임시 격리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임시 격리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 교민과 유학생을 태운 버스가 31일 오전 수용 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 교민들이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임시 격리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아산·진천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교민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긴장한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버스 차창을 통해 비친 탑승객들은 두 좌석에 한 명씩 떨어져 앉아 있었다. 일부 교민은 창밖 경찰과 취재진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버스 운전기사도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교민과 유학생을 태운 버스가 31일 오전 수용 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교민 368명 가운데 200명은 낮 12시50분쯤 경찰버스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김포공항 항공센터에서 검역과 입국 절차를 마치고 출발한 지 1시간 50여분 만이다. 나머지 150명은 오후 1시20분쯤 충북 진천 국가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교민들을 태운 경찰버스와 미니버스는 순찰차의 호위를 받았다. 이들은 다소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바로 아산과 진천 인재개발원 내부로 들어갔다.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31일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하자 일부 주민들이 격려의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산과 진천 인재개발원 모두 진입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전날까지 교민 수용을 거세게 반대한 주민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입소를 더이상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 격리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31일 오전 한시민이 딸과 함께 교민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산 주민들은 전세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장소를 정리하는 등 자진해서 천막을 철거했다.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에는 한 시민이 딸과 함께 ‘환영합니다. 편히 쉬다 가세요’ ‘힘내세요’ 등의 손피켓을 들고 있었다.

교민들이 31일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해 생활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교민과 유학생들이 31일 오전 수용 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교민과 유학생들이 31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 경찰 버스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31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가며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31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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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방역소독 차량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숙소에서 짐을 푼 교민들은 창밖을 내다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는 교민들이 모두 입실을 마치자 방역소독 차량이 소독약을 뿌리기도 했다.

31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격리 생활을 하게 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숙소 문에 임상증상 기록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31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격리 생활을 하게 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숙소 모습. 연합뉴스

31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격리 생활을 하게 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숙소에 지급된 개인 생활 물품들. 연합뉴스

이들은 앞으로 2주 동안 인재개발원 건물 안에서만 지내게 된다.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은 후 귀가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과 국방부 군의관·간호장교 등이 교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방역원칙에 따라 12세 이상은 1인 1실을 사용하고, 보호자의 보살핌이 필요한 12세 미만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을 쓴다. 각 방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딸려 있어 14일간 최대한 방 밖으로 나오지 않고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방 밖으로 나오려면 미리 허가를 받은 뒤 N95 마스크를 쓰고 이동해야 한다. 외부인 면회는 물론 함께 수용된 교민들 간의 만남도 제한된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교민 편의를 위해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한편 책·신문·TV를 비치하고, 어린이를 위한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