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멕시코의 맥주 제조업체인 코로나가 엉뚱하게 불똥을 맞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이름이 같은 탓에 신종 코로나 감염이 코로나 맥주와 관련이 있다는 헛소문이 유포된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 ‘맥주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와 맥주를 연관 짓는 검색어가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9일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corona beer virus)’라는 검색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구글 트렌드를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폐렴이 과거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공식 발표한 시점이다.
이후 신종 코로나를 코로나 맥주와 혼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검색어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은 물론 캄보디아, 이스라엘,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지에서 유사한 검색어가 발견됐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난 18일부터 26일 사이에는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라는 검색어가 전 세계적으로 2300% 증가하기도 했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입자 표면이 들쑥날쑥한 게 왕관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코로나 맥주는 스페인어로 역시 왕관을 뜻하는 단어에서 브랜드명을 따왔다. 코로나 맥주의 로고도 왕관 모양이다. 로고는 멕시코 도시인 푸레르토 발라르타에 위치한 과달루페 성당의 첨탑 형상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진지하게 신종 코로나와 코로나 맥주의 관련성을 검색하려 했던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SCMP는 전했다. 뉴질랜드의 한 주점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는 기간 동안 코로나 맥주를 할인해주겠다는 익살스런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국제적 전염병이 한갓 농담 소재가 될 수 있느냐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코로나 맥주 측은 어리둥절한 기색이다. 코로나 맥주 측은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에서 “고객들이 바이러스와 우리 맥주 및 업체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대체적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