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역사문화 도시를 지향하는 종로구가 창덕궁 정문에서 시작되는 ‘왕의길’ 돈화문로 일대를 제2의 인사동으로 조성한다. 종각역과 광화문역을 연결하는 지하보행로 마지막 120m 구간이 올해 개통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30일 구청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역사와 문화·예술을 살리는 일이 종로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라며 “제가 10년간 노력해온 세계유산특별법이 지난해 제정돼 종로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덕궁 주변을 합리적으로 보존하고 정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돈화문 지역을 제2의 인사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돈화문로 활성화사업을 올해 추진한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조선시대 임금들이 행차해 백성들을 만나던 돈화문로가 북촌과 인사동에 이어 새로운 문화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문화축제와 함께 차없는 거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도시 구현’을 올해 핵심 목표로 정했다. 그는 “주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안전한 도시 만드는 일을 최우선으로 실천하고 있다”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지난 10년간 잘해온 도로 물청소 노하우를 살리면서 개인 건강과 사회 건강을 함께 챙기는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화합하는 사회가 건강한 도시인 만큼 주차문제 등 여러가지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공공기관에서 일을 할때는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공공시설물은 작품처럼 잘 만들어서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고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하게 해야 한다”고 ‘품격행정론’을 폈다. 이같은 세심한 행정에 힘입어 종로구는 지난해 한국표준협회가 서울과 경기도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정서비스 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청진동 지하보행로 사업은 민관 공동개발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김 구청장은 사업지구별로 개발이 진행중이던 청진구역 전체를 연계해 지하공간을 함께 개발한다면 각 건물 가치가 높아지고 시민들의 보행도 편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 사업주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586억원 사업비 전액을 민간자본으로 조달하고 각 사업지구 지하를 보행로로 연결하는데 합의했다. 그 마지막 120m 구간이 올해 개통된다. 김 구청장은 “돈 한푼 안들이고 시민 편익을 도모한 행정의 결과”라고 말했다.
새 광화문광장 조성과 관련해선 “주민 불편을 먼저 해소하고 사전에 충분히 협의한 후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며 “광화문에 GTX나 신분당선 역은 하나 생겨야 하고, 지하광장이 경복궁역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