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국내 7번째 확진자 공개가 하루 늦춰졌다며 정부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또 우한에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명단도 서울시에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박 시장은 31일 시청에서 제6차 종합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서울시민인 7번째 환자는 어제 저녁 6시30분에 확진됐음에도 즉시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며 “감염병을 잡는 특효약은 투명성이라고 늘 강조했는데 실시간으로 발표되고 공유되지 않으면 시민 불안을 키우게 된다”고 비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7번째 확진자를 공개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가 우한에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명단을 서울시에 주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내외를 막론한 전수조사를 지시한 지가 사흘 지났는데 아직 서울시에 외국인 명단은 통보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도 빨리 넘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 간부 여러분께 특별히 말하고 싶다”며 “설사 명단이 안 오더라도 중국인이나 중국 동포들이 묵을 만한 모든 곳을 저인망식으로라도 전부 파악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날 서울시는 선별진료소를 54곳에서 58곳으로 확대하고 서울의료원 일반응급실을 신종 코로나 증상자 전용 응급실로 전환했다. 아울러 역학조사관도 4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진단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1명 추가됐다. 7번째 확진자는 28세 한국인 남성으로, 중국 우한에서 칭다오를 거쳐 지난 23일 오후 10시20분(칭다오항공 QW9901편)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 환자는 지난 26일 기침이 약간 있다가 28일 감기 기운을 보였고, 29일부터 37.7℃ 수준의 발열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뚜렷해져 보건소로 신고했다. 보건소 조사결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고, 검사 결과 30일 저녁 확진돼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지난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현재까지 7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발생한 국내 확진환자 6명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첫 번째 환자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