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6번째 확진자이자 최초 2차 감염자와 밀접촉한 딸이 충남 태안 한 어린이집 교사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역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SNS와 맘카페 등을 통한 학부모들의 우려 목소리가 격해지자 해당 어린이집은 31일 폐쇄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30일 국내 확진자가 2명 추가돼 총 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6번째 확진자인 56세 남성 A씨는 서울 강남구 한일관에서 3번째 확진자와 함께 식사한 지인이다. 첫 2차 감염 사례다.
A씨는 지난 설 연휴 자신의 딸 부부와 밀접하게 접촉했다. 딸 B씨는 태안군 소재 한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사위 역시 직장인이다. 두 사람은 연휴 직후인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각각 어린이집과 회사에 출근했다.
특히 B씨는 3일간 어린이집에 등원한 영·유아들과 접촉한 것으로 보여,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어린이집 인근에 거주 중이라는 한 주민은 31일 국민일보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어린이집 교사라고 하니, 자식 키우는 엄마의 마음에서 그곳 아이들이 가장 걱정된다”며 “밖에 나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할머니와 부모님께는 약속 취소하고 집에만 계시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가 쑥대밭이 됐다”며 “다들 ‘이게 뭔 난리냐’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데도 아무도 가지 않겠다고 한다”며 “아직 잠복기일 수도 있어서 더 두려워하고 공포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확진자와 접촉자 관리에 더 신경 써 줬으면 한다”며 “아무리 증상이 없다고 해도 안심이 안 되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온라인 반응도 마찬가지다. 한 맘카페에서는 관련 내용이 보고된 지역 기관 공문을 찍은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글쓴이는 “신종코로나 2차 감염 때문에 무섭다”며 “6번째 확진자 딸이 어린이집 교사라고 한다. 다들 조심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확진 접촉자의 직장 등 공개된 인적사항 일부가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B씨가 근무한 어린이집은 방역 작업을 거친 뒤 31일부터 잠정 기간 문을 닫는다. 어린이집 측은 전날 공지를 통해 “담임교사 1명이 신종코로나 확진자의 접촉자로 안내받아 바로 격리 귀가 조치했다”며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한 결과 현재까지 증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해당 교사의 감염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 부부는 잠복 가능성을 대비해 내달 10일까지 자가 격리된다. 태안군은 하루 두 차례씩 이들의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등 능동감시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